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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자카 살인사건]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집. 16권이 나온다.

by oridosa 2019. 12. 3.

[D자카 살인사건]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집. 16권이 나온다.

 

[D자카 살인사건 / 에도가와 란포 / 이종은 / 도서출판 b]

D자카 살인사건 / 에도가와 란포
D자카 살인사건 / 에도가와 란포

 

일본 애니메이션 ‘소년탐정 김전일’에는 김전일의 라이벌인 아케치 형사가 나온다. ‘아케치’라는 이름을 그냥 붙였을 리는 없고, 그 유래가 궁금했다.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 속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를 보고서 알았다.

에도가와 란포(1894~1965)는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본명은 ‘히라이 타로’. ‘에도가와 란포’는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에서 착안한 필명이다. 추리소설에는 명탐정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탐정의 활약으로 소설이 인기를 얻는다. 에도가와 란포는 초기 작품에서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를 등장시켰다. 아케치는 한 두 작품에 등장시킬 생각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그의 작품 다수에서 등장한다.

국내에 소개된 일본의 소설 중 추리, 탐정 분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초기 추리소설을 접할 기회는 별로 없다. 도서출판 b에서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들 중에 아케치 고고로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16권짜리 시리즈로 기획하였고, 12월 기준 두 권이 발행되었다. 에도가와 란포에 대한 입문으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1권 [(아케치 고고로 사건수첩 1, D자카 살인사건]에는 [D자카 살인사건], [유령], [흑수단], [심리시험], [천장 위의 산책자] 다섯 편이 실려 있다. 거의 70, 80년 전의 작품이지만 요즘에 읽어도 트릭과 추리가 대단하다. 물론 요즘의 작품처럼 대작은 아니고 짧은 단편 위주다.

1권에 실린 다섯 편 중 [천장 위의 산책자]는 범죄에 흥미를 느끼는 광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는 범죄애호증이라고 하는데 요즘 말로 치면 ‘싸이코패스’ 쯤 되겠다. 유희로서의 범죄를 저지르는 것, 작가는 그 당시에 이런 발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사부로라도 역시 법적으로 죄인이 되는 것만은 아무리 생각해도 싫었습니다. 그는 부모나 형체, 친척, 지인들이 느낄 비탄과 모욕을 무시하면서까지 쾌락에 몰입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책을 보니 아무리 교묘한 범죄라도 반드시 어딘가는 어긋나서 그것이 범죄 발각의 단서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생 경찰의 눈을 피해서 사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는 오직 그것이 두려웠습니다. 그의 불행은 세상만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서 하필이면 ‘범죄’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보다 더 큰 불행은 범죄가 발각되는 것이 두려워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 158p. [천장 위의 산책자] 중.

뿐만 아니라 괴기와 엽기, 에로티시즘, 환상성, 초자연성, 잔학성 등 매우 폭넓은 작품 활동을 했다. 다양한 소재를 다루면서 추리소설을 넘어 문학의 틀을 일구었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는 평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에도가와 란포로부터 시작한 일본의 추리소설은 오랜 기간 성장을 해서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는 추리소설 작가들은 모두 에도가와 란포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작가의 말]에는 에도가와 란포가 그의 작품들을 투고하고 단행본으로 발행하면서 썼던 작품 해설이 담겨있다. 여러 곳에 썼던 작가의 말을 한데 모아서 적어놓으니 하나의 기록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알 수 있다. 지금 읽는 과거의 추리소설은 신선함이 있다. 대가의 작품과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아케치 고고로 사건수첩 시리즈]

1. D자카 살인사건 2. 난쟁이

(이하 발간 예정)
3. 거미남  4. 엽기의 말로  5. 마술사  6. 황금가면  7. 흡혈귀  8. 인간표범  9. 대금괴 10. 괴인이십면상  11. 소년탐정단  12. 검은 도마뱀  13. 요괴박사 14. 암흑성  15. 악마의 문장  16. 지옥의 어릿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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