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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아파트 -괴테의 '마왕'과 아동 납치 사건

by oridosa 2019. 2. 17.

[파리의 아파트 -괴테의 '마왕'과 아동 납치 사건 ] 


마왕이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괴테가 아니었다. 다만 18세기 말에 발표한 괴테의 장시 [마왕]이 그 명칭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건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었다. 두 사람의 대담 기사에는 괴테가 쓴 [마왕]의 몇 구절, 가령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말에 올라 울창하고 음울한 숲을 달리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을 발췌해 소개하고 있었다. 괴테의 시에서 숲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곳이자 위험한 창조물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매우 위협적인 공간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괴테의 시 [마왕]은 두 대화를 엮어 놓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중 하나는 마왕 때문에 겁에 질린 어린 아들과 안심시키려고 달래보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대화였다. 다른 하나는 어린 아들을 자신의 그물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아이에게 말을 거는 마왕의 시도로 이루어졌다. 두 번째 대화가 첫 번째보다 훨씬 더 혼돈스러운 양상을 드러내고 있었다. 애초부터 어린 아들을 유혹하기 위한 노림수를 바닥에 깔고 있던 마왕의 감언이설은 차츰 거친 위협과 폭력적인 언사로 변모해갔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의 예쁜 얼굴이 나를 매혹시키는구나.
네가 만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완력을 사용해 널 데려갈 거야.

아버지는 어린 아들이 공포에 떠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숲은 빠져나가기 위해 전속력으로 말을 달린다. 아버지의 필사적인 탈출 시도는 결국 불발에 그친 듯 시의 마지막 부분은 아이가 맞게 된 비통한 운명을 이야기한다.

아버지는 품에서 신음하는 아이를 안고 있네.
그가 가까스로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그의 품에서 죽어있었다네.

괴테의 시 [마왕]은 이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슈베르트는 그 유명한 [리트]를 작곡했다. 괴테의 시는 폭력과 납치라는 무거운 주제와 더불어 20세기에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이 꽃을 피울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 3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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