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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가가 교이치로의 첫등장

by oridosa 2020. 3. 7.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 교이치로의 첫등장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Keigo Higashino, 東野圭吾 / 양윤옥 / 현대문학]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가 만들어낸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형사 가가 교이치로다. 작가는 10편의 작품을 통해서 가가 형사를 등장시켰다. 그 시작은 [졸업]이고 끝은 [기도의 막이 내릴 때]다. 가가 시리즈가 정말 끝인지는 작가만이 알 것이다.

[졸업]은 1985년에 데뷔한 작가의 1986년 작품이다.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며, 아직 형사가 되기 전의 가가 교이치로가 처음 등장한다. 고교 동창들이 같은 대학에 입학해서 졸업을 앞둔 시기의 사건을 다룬다. 동창 중 두 명이 살해당하고, 한명은 자살한다.

처음 살해되는 친구는 암실 트릭과 물리 현상을 이용한 살해다. 두 번째 친구는 일본 다도의 예법 중 하나인 '설월화 의식'의 트릭을 이용한다. 처음 친구가 죽었을 때, 가가는 타살을 의심한다. 그리고 만약 타살이라면, 범인은 친구들 중 누군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이은 친구의 죽음은 더 충격적이다. 친구가 죽는 시간, 그 장소에 친구들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범인은 그들 중 하나다. 여기에서 '설월화 의식'이 등장한다. 작가는 의식의 과정을 그림으로 설명한다.

     사토코는 설월화에 참가한 다른 네 친구의 얼굴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모두 다 지금까지 서로 돕고 서로 마음을 나눠왔던 친구들이다. 하지만 가가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나 쌓아온 정 같은 건 모두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었다. - 238p.

가가는 밀실과 물리 트릭, 그리고 설월화 트릭을 풀면서 범인을 찾아낸다. 친구를 의심해야 하는 입장이 불편하지만, 그리고 친구가 범인임을 증명해내는 것이 불편하지만, 가가는 진실을 찾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과연 우리가 다른 친구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거 아닌가? -273p.

     추리에는 잘못이 없다.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다 완성된 추리도 꼼꼼하게 점검했다. 그 결과, 어떻게도 부정할 수 없는 스토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가가 스스로도 정말 믿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이제는 믿지 않을 도리가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 373p.

이 소설에는 검도, 테니스, 다도의 동아리 활동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되었다. 일본 소설에는 학교 동아리가 한 축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일본 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동아리 활동은 각 분야에 대해 깊이 이해는 물론이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가가 시리즈의 시작이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가가의 진로가 어떻게 바뀌는지, 가가와 연인 사토코의 관계의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이후 시리즈에서 가가의 성향을 보여주는 실마리가 되겠다.

졸업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만하다.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대학생 신분의 틀을 깨고 사회로 나가는 길목에서. 등장인물들은 진로와 교우관계 등 여러 면에서 재정비를 하게 된다. 살다보면 어떤 매듭을 지어야 할 때가 종종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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