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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길들로부터의 위안 - 한양도성을 순성(巡城)하는 일 [오래된 길들로부터의 위안 - 한양도성을 순성(巡城)하는 일 ] [도보 여행의 즐거움]에서 미국의 언론인이자 뉴욕시립대학교 총장이었던 존 핀리는 “가장 즐거운 도보 여행은 도시 외곽을 따라 걷는 것”이라 했지요. 확신하건데, 한양도성을 순성(巡城)하는 일이야말로 옛 도시의 외곽을 따라 걷는 가장 완벽한 방법일 것입니다. 거기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깊이 있는 통찰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도시가 거쳐온 시간의 궤적 속에서 다채로운 풍경을 조망하며 우리는 어느 곳에서보다 즐거운 도보 여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걷는 길이 그토록 즐거웠던 건 그런 수만 가지 풍경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저는 미니멀리스트도 아니면서 서울의 너무 많은 것들이 늘 이상했습니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까지 모여 살게.. 2023. 2. 24.
예술의 길, 최고의 경지, 장인정신을 생각하게 하는 책 [예술의 길, 최고의 경지, 장인정신을 생각하게 하는 책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 김춘미 / 비채 노건축가와 그를 경외하며 따르는 청년건축학도의 이야기. 건축은 집을 짓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설계하는 것. 그래서 건축의 완성은 집의 완성이 아닌, 그 집에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천천히 마무리 하는 것. 긴 시간이 걸리는 건축, 건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양과 강철의 숲 / 미야시타 나츠 / 이소담 / 예담 피아노 소리에 매료된 한 청년이 피아노조율의 대가를 만나면서 이상적인 소리를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 완전한 조율이란 조율사의 능력만으로, 우수한 조율기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에 .. 2023. 2. 20.
[손바닥 낙서 164] - 동백꽃의 시기가 돌아왔다. [손바닥 낙서 164] - 동백꽃의 시기가 돌아왔다. 봄을 앞두고 동백꽃의 시기가 돌아왔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동백꽃 군락지는 서천 동백나무숲(동백정)이다. 이곳의 동백은 특이한 종이라서 외부 반출이 안 된다. 떨어진 꽃송이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 2년 전에 동백정을 찾았고, 1년 전에는 부여의 대조사에 핀 동백꽃을 봤다. 올해도 꽃을 보러 갈 것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정하지는 않았다. 가봤던 곳을 또 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을 갈 것인지. 동백꽃 개화 시기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남부지역은 겨울부터 중부지방은 봄까지 꽃이 핀다. 부지런하면 1년에 4개월 이상 동백꽃을 찾아볼 수 있다. 정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고창 선운사나 해남 대흥사 쪽으로 가 볼 생각이다. 그리고 해마다 안 가 본.. 2023. 2. 19.
[닥터 데스의 유산 / 나카야마 시치리 ] 안락사는 범죄인가, 최후의 의료행위인가. [닥터 데스의 유산 / 나카야마 시치리 ] 안락사는 범죄인가, 최후의 의료행위인가. [닥터 데스의 유산 / 나카야마 시치리, Shichiri Nakayama / 문지원 / 블루홀6 ] 1. 나쁜 의사 선생님이 와서 우리 아빠를 죽였어요. “저기, 있잖아요. 나쁜 의사 선생님이 와서 우리 아빠를 죽였어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경시청에 걸려온 아이의 전화는 장난전화로 오해받기 충분했다. 그러나 담당경찰은 아이의 집에 찾아가서 상황을 파악한다. 아이의 말대로 아이의 아빠는 중병으로 투병 중이었는데, 의사와 간호사가 다녀간 후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져서 두 번째 의사가 와서 사망진단을 했다. 한 의사가 아니라 두 의사가 다녀간 사실이 마음에 걸려서 수사한 결과, 처음에 다녀간 의사는 ‘닥터 데스’라 불리는.. 2023. 2. 17.
꿈을 담아, 공방 - 진정한 워라벨이란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닌 ‘조화’ [꿈을 담아, 공방 - 진정한 워라벨이란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닌 ‘조화’ ] 진정한 워라벨이란? 많은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며 퇴근 후 취미나 여가 생활을 하며 나만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 그러나 워라밸의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게 우리는 일과 삶의 균형에서 ‘삶’에만 초점을 맞춰 워라밸을 실천하려고 한다. 퇴근 시간과 주말만 오기를 기다리고 일하는 시간은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시간이라면 우리의 인생은 벗어나기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 하지 마라!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하나를 추구하고 다른 하나를 희생해야 하.. 2023. 2. 15.
[보통날의 식탁 ] 보통날의 가치, 나를 챙기는 사계절 식사, 그리고 시골 생활 [보통날의 식탁 ] 보통날의 가치, 나를 챙기는 사계절 식사, 그리고 시골 생활 [보통날의 식탁 / 한솔 / 티라미수 ] 지난해, 가을이 시작될 무렵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겨울에 ‘겨울’ 부분만 다시 읽었다. 다가오는 봄에 ‘봄’ 부분을 한 번 더 읽을 생각이다. 계절마다 꺼내서 읽고 싶은 책이다. 재미 보다는 마음의 여유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책을 읽다 보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많이 생각난다. 영화를 여러 번 봤는데, 재미보다 마음의 편안함이 더 크게 와 닿았다. 이 책도 같은 의미다. 도시에서 음식 관련 일을 했던 저자는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살이를 시작한다. 도시의 삶은 활기차지만 쉬 지친다. 도시는 편리하지만 너무 빨라 놓치는 것이 많다. 시골은 불편함과 부족함이 있지만, 그것.. 2023. 2. 14.
영공방 집 짓기 프로젝트. 차고가 있는 주택 + 모던하우스 + 간이역(화본역) 영공방 집 짓기 프로젝트. 차고가 있는 주택 + 모던하우스 + 간이역(화본역) 영공방의 목조주택 3채를 짓는다. 차고가 있는 주택 + 모던하우스 + 간이역(화본역) 스케일은 1:150, 미니사이즈다. 손바닥에 올려놓을 만큼 작다. 예전에도 영공방의 집을 지었다. 그때는 1:87의 HO 스케일이었다. 일단 3채를 주문했다. 그리고 택지를 조성해서 도로를 놓고 카페와 식당도 지을 것이다. 이거 일이 커지는데, 사람 불러야겠다. 외국자본도 유치하고. 맛보기로 한번 만들어봤다. 나중에 다시 접착제를 써서 다듬고, 전기도 설치할 것이다. 차고가 있으니 차를 사야지, 그리고 차고에서 벤처기업도 만들어야지. 할 일이 많다. 프로젝트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땅 사야지, 건축자재 사야지, 차 사.. 2023. 2. 12.
[선생님의 가방 ] 잔잔하지만 쓸쓸한 연애, 느리지만 서로 다가가는 담담한 사랑 [선생님의 가방 ] 잔잔하지만 쓸쓸한 연애, 느리지만 서로 다가가는 담담한 사랑 [선생님의 가방 / 다니구치 지로, Jiro Taniguchi 만화, 가와카미 히로미, Hiromi Kawakami 원작 / 오주원 / 세미콜론] 다니구치 지로의 [선생님의 가방]은 가와카미 히로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이 2001년에 나왔으니 만화로 재탄생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들 중에 원작을 만화로 옮긴 작품들이 많다. 작가의 순수 창작물도 좋고,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도 좋다. 작가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그림은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작가의 작품들을 대부분 읽었는데,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쓸쓸한 사랑이야기다. 사람들의 눈에 안쓰러워 보.. 2023. 2. 10.
선한 늑대와 악한 늑대, 마음에서 일어나는 큰 싸움에 대하여. [선한 늑대와 악한 늑대, 마음에서 일어나는 큰 싸움에 대하여. ]한 늙은 인디언 추장이 손자에게 마음에서 일어나는 ‘큰 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얘야,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싸움이 일어나고 있단다. 두 늑대 간의 싸움이지.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 그놈이 가진 것은 화, 질투, 슬픔, 탐욕, 거만, 죄의식, 열등감, 자만심,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란다. 다른 한 마리는 선한 늑대로, 그놈이 가진 것은 기쁨, 평안, 사랑, 소망, 겸손, 평온함, 친절함이란다.”  손자가 추장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그럼 어떤 늑대가 이겨요?” 추장은 대답했다. “그야,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 275p 나는 디지털노마드맘으로 살기로 했다. / 김민선 / 파이프라인.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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