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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 만화로 하나 되는 17세와 75세의 두 사람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 만화로 하나 되는 17세와 75세의 두 사람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 쓰루타니 가오리 / 현승희 / 북폴리오] 3년 전에 남편을 잃고, 집에서 서예교실을 운영하며 생활하는 75세의 할머니 이치노이 유키. 어느 날 서점에서 BL만화를 고른다. 예전에는 만화도 많이 봤었는데, 하면서. 그림이 좋아 고른 만화가 BL. (만화 장르. 소년애, boys love를 직역하고, 축약한 BL).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17세의 여고생 사야마 우라라. 이치노이 할머니에게 BL을 소개해 준 장본인이다. 할머니한테 BL이라니. 걱정 반으로 건넸는데 의외로 할머니는 재미있게 만화를 읽는다. 만화가 인연이 되어 75세 할머니와 17세 여고생은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어색하게 교류를 시.. 2020. 7. 30.
세상 끝 아케이드 - 시간과 시간의 틈바구니에 귀 기울이고 싶다. [세상 끝 아케이드 - 시간과 시간의 틈바구니에 귀 기울이고 싶다. ]아케이드에서 나와 바로 정면으로 전찻길 건너편에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다. 흰 문자판에 검은 숫자와 바늘 두 개. 쓸데없는 장식은 일절 없이 무덤덤하리만큼 실용성만 추구하는 크고 둥근 시계다. 예전에 이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것을 목격한 아이는 유괴범에게 잡혀가 두 번 다시 못 돌아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은 모두 소문을 믿어 유괴범의 시계라고 부르며 무서워했고, 시계를 올려다보거나 그 아래를 지나치는 것조차 피했다. 물론 나도 문자판이 시야에 얼핏 들어오기만 해도 허둥지둥 눈을 감았고, 전찻길 건너편에 볼일이 있을 때는 일부러 멀리 떨어져 있는 횡단보도로 길을 건넜다. 아케이드에서 일직선으로 보이는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 2020. 7. 28.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땅에 발을 딛고 있다는 느낌 역시 필요하다.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땅에 발을 딛고 있다는 느낌 역시 필요하다. ] 2020. 07. 23. 지난 세기에 건물의 높이가 급격히 치솟다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높은 곳에 사는 것을 좋아하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더 높이 지으려고 경쟁하는 대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지을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짓고 싶어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층 건물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 뒤에 건축가와 엔지니어들은 어떤 형태의 건물이 사람들과 환경에 가장 좋을지를 물었다. 문화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각각의 나라는 도시화 정도가 다른데다 옆으로 퍼져 살지 위로 올라가 살지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2020. 7. 23.
세상 끝 아케이드 - 그곳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케이드다. [세상 끝 아케이드 - 그곳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케이드다. ] 그곳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케이드다. 아케이드라고 해도 되나 망설여질 정도였다. 어쩌면 아케이드라기보다 아무도 모르게 우연히 생겨난 세계의 우묵한 구멍이라고 표현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 10p. '대체 이런 걸 누가 사는데?' 싶은 물건을 다루는 가게들만 모여 있으니 어쩔 수 없으리라는 자각은 상점 주인들에게도 있다. 점포 입구는 어디나 그 이상 줄이려야 줄일 수 없을 만큼 좁다. 천장은 낮고, 안도 그렇게 넓지 않고, 쇼윈도는 모형 정원 정도의 공간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그런 소박함에 걸맞은 물품들을 취급한다. 사용된 그림엽서, 의안, 휘장, 태엽, 장난감 악기, 인형 전용 모자, 문손잡이, 화석, 하나같이 우묵한 구멍에 끼여 .. 2020. 7. 14.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엔지니어는 사고에서 배운다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엔지니어는 사고에서 배운다 ] 2020. 07. 11.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 전체가 흔들리지만 움직임은 이들 진동감쇠장치로 흡수되어 건축물 자체는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로 토레 마요르가 완공된 직후, 규모 7.6의 지진이 멕시코시티를 강타해 많은 피해를 낳았다. 하지만 토레 마요르는 손상 없이 살아남았다. 이곳의 거주자는 심지어 지진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엔지니어의 꿈이다. 건물이 안전하게 설계되어 거주자들은 건물이 서 있기 위해 동원된 수많은 복잡한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일을 편안하게 계속하는 것 말이다. - 56p. 엔지니어는 사고에서 배운다.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 .. 2020. 7. 11.
[걸 / 오쿠다 히데오 ] 30대 후반, 다양한 직장여성들의 모습 [걸 / 오쿠다 히데오, Hedeo Okuda ] 30대 후반, 다양한 직장여성들의 모습 [걸 / 오쿠다 히데오 / 임희선 / 북스토리] 오쿠다 히데오의 [걸]에는 다섯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미혼도 있고 결혼한 여성도, 그리고 이혼한 워킹맘도 있다. 모두 30대 후반의 직장인이다. 이 책은 직장여성의 다양한 사회생활을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보여주고 있다. 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직장, 그 치열한 곳에서 버티며 사는 것. 시대가 바뀌어도 이들의 모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띠동갑 / 히로 / 걸 / 아파트 / 워킹맘 띠동갑 : 띠동갑 남자 신입 직원이 들어오고 회사 여직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모두 신입 직원에게 관심을 갖는데, 나이가 얼추 비슷한 여직원들이야 당연하지만 띠동갑.. 2020. 7. 9.
나의 문구 여행기 - 자신의 문구를 소중히 해달라는 무언의 협박 [나의 문구 여행기 - 자신의 문구를 소중히 해달라는 무언의 협박 ] 2020. 06. 27. 계산대에 서면 손으로 쓴 영수증을 원하는지 물어본다. 당연히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주인은 내가 심사숙고해서 내려놓은 문구를 하나씩 헤아리며 계산한 뒤, 영수증에 손으로 금액을 적는다. 그것을 보고 있으니 자신의 문구를 소중하게 대해달라는 무언의 협박을 받는 듯하다. 기분 좋은 협박이다.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차서 문방구를 나선다. 혹시라도 놓친 문구는 없는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 가게 밖에서 쇼윈도에 있는 제품까지 다시 살피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 놓고 떠난다. 외딴 곳의 문방구가 왜 북적이는지 알 것 같다.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은 힘이 세다. 귀찮음을 이기고 수고를 감수하는 것은 위대하다. 주인은 자신의.. 2020. 6. 27.
나의 문구 여행기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 [나의 문구 여행기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 ] 이 세상에 단 한 장의 원본, 손 편지 : 베를린은 기록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시다. 중요한 문서에 서명을 하거나 내용을 기입할 때는 파란색 펜으로 작성해서 일반 텍스트와 분명히 구분한다. 게다가 카드 내역서, 장학금 증명서, 택배 영수증처럼 한국에선 디지털로 관리하는 정보를 아직까지도 종이 서류로 관리한다. 서류 대부분이 우편으로 오기 때문에 우체국과 우편함이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의무적으로 장기 보관해야 할 서류가 많아서 사무실뿐 아니라 가정집에도 바인더가 잔뜩 있다. 트램이나 지하철 안에서도 휴대폰보다는 책이나 수첩을 든 사람이 더 많고, 베를린에 사는 독인인 친구는 휴대폰만 계속 붙잡고 있는 것을 구식이라고(“Old-fashioned.. 2020. 6. 25.
[살인현장은 구름 위 ] 가볍고 유쾌한 추리 단편집 [살인현장은 구름 위 ] 가볍고 유쾌한 추리 단편집 [살인현장은 구름 위 / 히가시노 게이고 / 김난주 / 재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1989년 작품으로, 작가의 초기 작품에 해당한다. 서사보다는 짧은 추리가 중심인 7편의 단편(연작)을 모은 책이다. 추리를 담당하는 주인공은 항공사 승무원, 통칭 A코(하야세 에이코)와 B코(후지 마미코) 두 명이다. 둘은 외모부터 성격까지 판이하게 다르지만, 사내의 유명한 콤비다. B코 역시 시험관을 놀라게 했다. 수험표에 붙어 있던 사진이 실제 얼굴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 뛰어난 보정 기술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합격하겠다는 집념에 시험관이 감동했다는 뒷얘기마저 있었다. 입사 시험에서는 1차에서 면접까지 전부 아슬아슬하게 턱걸이로 통과하는 묘기를 보여주었다. 당시..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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