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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 연미산,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충남 공주 - 연미산, 연미산자연미술공원 ] 공주 시내에서 10분이 채 안되는 거리에 낮은 산(237.7m)이 있다. 산 정상이 제비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연미산’. 예전에는 연미산 중턱을 넘어 공주에서 예산, 청양으로 갔다. 지금은 연미산 아래 터널을 이용한다. 그래서 옛길이 한적하다. 연미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만들고, 자연미술공원도 생겼다.  20여 분이면 산에 오른다. 먼 곳에 있는 산에서, 2~3시간 등산하기 버거우면 이곳을 찾는다. 집 근처이기도 하고, 한적해서 쉬기에도 좋다. 평일에 올라가면 사람 한두 명 마주치는 정도다. 요즘은 더워서 산에 오르지 않지만 가을부터 봄까지 운동 겸 산책 겸 오르기에 좋은 길이다.  (왼쪽 : 연미산자연미술공원, 오른쪽 : 연미산 등산로 입구, .. 2021. 6. 29.
아날로그의 반격 - 가르침과 배움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 [아날로그의 반격 - 가르침과 배움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 ] 교사는 아날로그 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의 열쇠다. 어떤 테크놀로지도 교사를 대신할 수 없고, 또 대신해서도 안 된다. 그들이 가장 많은 지식을 가져서가 아니라 그들이 없는 교육은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을 알고 싶다면 책을 읽으면 된다. 하지만 배우고 싶다면 교사를 찾아야 한다. “가르침과 배움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입니다. 관계는 아날로그입니다. 테크놀로지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가르침과 배움을 관계가 아니라 지식의 전수로 여깁니다. 교육을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지 않습니다. 그저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하고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으로만 여깁니다. 그런 건 관계가 아니지요. 배움의 .. 2021. 6. 19.
충남 부여 - 백제보, 전망대, 금강문화관 그리고 편의점 커피 [충남 부여 - 백제보, 전망대, 금강문화관 그리고 편의점 커피 ]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20여 분을 가면 부여 백제보에 닿는다. 집 근처에 공주보가 있어서 백제보의 볼거리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그곳에 자주 가는 이유는 ‘한적함’과 ‘강변 드라이브’ 때문이다. 공주에서 부여 가는 40번 길은 빨리 갈 수 있지만 볼거리가 없다. 대신 651번 길은 금강 옆을 따라가는데, 차량이 많지 않고 강을 볼 수 있어서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백제보의 전망대 옆에는 금강문화관이 있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휴관 중이다. 편의점 커피 마시고 전망대 주변을 산책하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지만, ‘한적함’ 하나 때문에 종종 찾는다. 집에서 가까운 것도 한 이유가 되겠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부여로 들어가서 .. 2021. 6. 13.
[손바닥 낙서 153] - 오토바이 여행의 로망 [손바닥 낙서 153] - 오토바이 여행의 로망 아침 운전길에 오토바이 여행자 3명이 달리는 것을 보았다. 번호판을 보니 제주도. 아마도 제주도에서 올라와 전국 일주(또는 부분 일주)를 하는 것 같았다. 내 작은 소망 중 하나가 오토바이 여행이다. 오토바이에 대한 로망은 영화 ‘탑건’에서 비롯한다. 영화 속에서 톰 크루즈가 오토바이 타는 장면이 멋있었다. 박흥용의 만화 ‘호두나무 왼쪽길로’에서 주인공이 오토바이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도 언젠가 오토바이로 전국 일주를 하겠노라 꿈을 꾸기도 했다. 대학 때 잠깐 오토바이를 접할 수 있었다. 그 후론 오토바이를 탈 일이 없었는데, 어디서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최근에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아졌다. 유튜브에서 오토바이 여행 관련 브이로그를 챙겨보고 인터.. 2021. 5. 30.
초급 한국어 – 시간의 세 구분. 아이온(aion),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카이로스(kairos). [초급 한국어 – 시간의 세 구분. 아이온(aion),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카이로스(kairos). ]  한국어에서 시간은 ‘시간’이라는 단어 하나뿐이지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시간을 세 가지 단어로 구분했다. 아이온(aion),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카이로스(kairos). 아이온은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 무한하고 신성하고 영원한 시간, 그러므로 신의 시간이다. 크로노스는 양적이고 균질한 시간, 수동적이고 무관심하며 무의미한 시간, 그러므로 인간의 시간이다. 마지막 카이로스는 질적이고 특별한 시간, 구별되고 이질적이며 의미를 지닌 시간, 말하자면 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만나는 시간이다. 우리는 아이온에 둘러싸인 채 크로노스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무심하지만 규칙적으로 흐.. 2021. 5. 21.
아날로그의 반격 -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아날로그의 반격 -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 2021. 5. 11. 같은 스테레오를 활용할 경우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경험은 디지털 파일로 듣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다. 더 번거롭기만 하고 음향적으로 더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하드 드라이브의 음악을 꺼내 듣는 것보다 더 큰 참여감을 주고,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레코드 표면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2021. 5. 11.
충남 서천 - 마량리 동백나무숲, 동백정, 춘장대 해수욕장 [충남 서천 - 마량리 동백나무숲, 동백정, 춘장대 해수욕장 ] 2월 말이면 남쪽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한다. 제주도와 남해, 선운사 군락지에 꽃이 피고, 위쪽으로는 서천 동백나무숲이 개화 끝자락이다.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옆엔 동백정이 있고 그 앞은 바다다. 예전엔 동백정 해수욕장이 있었다.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해수욕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위쪽 작은 모래사장을 확장해서 새로 해수욕장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춘장대다. 40여 년 전의 일이다. 이제 발전소가 폐쇄되면서 해수욕장을 다시 복원할 거란다. 산에는 자주 가지만 바다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사는 곳에서 20여 분이면 산에 갈 수 있고 바다까지는 1시간 반이 걸리니 당연한 일일지도. 무엇보다 마음먹기 문제다. 코로나 시대에 마음이 .. 2021. 5. 8.
초급 한국어 -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초급 한국어 -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 2021. 5. 4. 34매일 지나다니는 학교 독문과 건물 벽에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크게 적혀 있다.“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그리고 그 아래엔 작은 글씨로 이렇게.“한계에 맞서세요. 독일어를 배우세요” - 65p. 37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정말로 잘 지내는 사람에게도. 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도.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잘 지낸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오히려 나의 진짜 ‘잘 지냄’에 관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수업 시간 내내 ‘How are you?’와 ‘어떻게 지내요?’, ‘I’m doing good’과 ‘잘 지내요’를 기계적으로 말하고 반복하고 따라 하게 하면서, 학생들.. 2021. 5. 5.
초급 한국어 -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초급 한국어 -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 2021. 5. 2. 학교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왔지만 시간은 이제 겨우 정오를 지났을 뿐이었다. 맨해튼 42번가 버스 터미널에서 166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뜬금없이 은혜를 생각했다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였을까. 영어로 된 단문 메시지밖에 보낼 수 없는, 스마트하지 못한 폰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말도 안 되는 말들을 엮어 헤어진 그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을 게 분명하니까. 은혜는 안녕할까? 아까 수업 시간에 웃던 학생들이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우리는 왜 이토록 서로의 안녕에 집착하는 걸까. 어쩌면 그건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202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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