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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 – 시간의 세 구분. 아이온(aion),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카이로스(kairos). [초급 한국어 – 시간의 세 구분. 아이온(aion),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카이로스(kairos). ] 한국어에서 시간은 ‘시간’이라는 단어 하나뿐이지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시간을 세 가지 단어로 구분했다. 아이온(aion), 크로노스(chronos), 그리고 카이로스(kairos). 아이온은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 무한하고 신성하고 영원한 시간, 그러므로 신의 시간이다. 크로노스는 양적이고 균질한 시간, 수동적이고 무관심하며 무의미한 시간, 그러므로 인간의 시간이다. 마지막 카이로스는 질적이고 특별한 시간, 구별되고 이질적이며 의미를 지닌 시간, 말하자면 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만나는 시간이다. 우리는 아이온에 둘러싸인 채 크로노스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무심하지만 규칙적으로 흐르.. 2021. 5. 21.
아날로그의 반격 -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아날로그의 반격 - 아날로그의 약점은 새로운 강점이 된다. ] 2021. 5. 11. 같은 스테레오를 활용할 경우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경험은 디지털 파일로 듣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지 않다. 더 번거롭기만 하고 음향적으로 더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레코드판으로 음악을 듣는 행위는 하드 드라이브의 음악을 꺼내 듣는 것보다 더 큰 참여감을 주고, 궁극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준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레코드 표면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2021. 5. 11.
충남 서천 - 마량리 동백나무숲, 동백정, 춘장대 해수욕장 [충남 서천 - 마량리 동백나무숲, 동백정, 춘장대 해수욕장 ] 2월 말이면 남쪽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한다. 제주도와 남해, 선운사 군락지에 꽃이 피고, 위쪽으로는 서천 동백나무숲이 개화 끝자락이다.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옆엔 동백정이 있고 그 앞은 바다다. 예전엔 동백정 해수욕장이 있었다.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해수욕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위쪽 작은 모래사장을 확장해서 새로 해수욕장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춘장대다. 40여 년 전의 일이다. 이제 발전소가 폐쇄되면서 해수욕장을 다시 복원할 거란다. 산에는 자주 가지만 바다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사는 곳에서 20여 분이면 산에 갈 수 있고 바다까지는 1시간 반이 걸리니 당연한 일일지도. 무엇보다 마음먹기 문제다. 코로나 시대에 마음이 .. 2021. 5. 8.
초급 한국어 -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초급 한국어 -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 2021. 5. 4. 34 매일 지나다니는 학교 독문과 건물 벽에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크게 적혀 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아래엔 작은 글씨로 이렇게. “한계에 맞서세요. 독일어를 배우세요” - 65p. 37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정말로 잘 지내는 사람에게도. 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도.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잘 지낸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오히려 나의 진짜 ‘잘 지냄’에 관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수업 시간 내내 ‘How are you?’와 ‘어떻게 지내요?’, ‘I’m doing good’과 ‘잘 지내요’를 기계적으로 말하고 반복하고 따라 하게 하면서.. 2021. 5. 5.
초급 한국어 -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초급 한국어 -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 2021. 5. 2. 학교에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왔지만 시간은 이제 겨우 정오를 지났을 뿐이었다. 맨해튼 42번가 버스 터미널에서 166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뜬금없이 은혜를 생각했다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였을까. 영어로 된 단문 메시지밖에 보낼 수 없는, 스마트하지 못한 폰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말도 안 되는 말들을 엮어 헤어진 그녀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을 게 분명하니까. 은혜는 안녕할까? 아까 수업 시간에 웃던 학생들이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우리는 왜 이토록 서로의 안녕에 집착하는 걸까. 어쩌면 그건 ‘안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2021. 5. 2.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 아랫동네 나폴리, 윗동네 보메로 [ 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 아랫동네 나폴리, 윗동네 보메로 ] 2021. 4. 27. 어느 도시마다 부자 동네와 서민 동네가 구별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나폴리처럼 상류 사회는 말 그대로 ‘위’ 도시에 살고, 나머지는 ‘아래’ 도시에 사는, ‘2층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런던은 서와 동으로 부와 빈이 갈리고, 파리는 중앙과 변두리로 부자 도시와 가난한 도시가 나뉜다. 반면에 나폴리는 땅의 생김새 덕분에, 공기 좋은 고지대인 보메로(Vomero)에 부자들의 주택가가 들어서 있다. 공기 탁하고 지저분한 아래 도시에는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산다. 보메로는 나폴리 안의 또 다른 도시다. 이곳 주민들은 스스로를 ‘나폴리 사람’이 아니라 ‘보메레시’, 즉 ‘보메로 사람’이라고 부르고, 아래 도시로 갈 때.. 2021. 4. 27.
샘터 4월호 – 스파게티와 수에즈 운하 [샘터 4월호 – 스파게티와 수에즈 운하 ] 스파게티 덕분에 건설된 수에즈 운하.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기 시작한 스파게티는 16세기 무렵 프랑스 왕가로 시집을 간 이탈리아 귀족 가문인 메디치 집안 출신 왕비들이 이탈리아식 요리법을 전해줌으로써 유럽 대륙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파게티는 유럽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크게 환영을 받았다. 스파게티에 의해 세계사가 바뀐 사건도 있다. 19세기 중엽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잇는 수에즈 운하를 건설할 때였다. 운하 건설을 위해 이집트를 방문했던 프랑스인 페르디낭 마리는 이집트 총독인 무함마드 알리의 반대에 부딪쳐 운하 건설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페르디낭은 총독의 어린 아들인 사이드에게 접근하여 그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스파게티를 대접했다... 2021. 4. 16.
나는 4시간만 일한다 - 삶은 즐기기 위해 있는 것 [나는 4시간만 일한다 - 삶은 즐기기 위해 있는 것 ]  나는 삶은 즐기기 위해서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믿는다. 누구나 이 두 가지를 위한 자신만의 수단을 가지고 있고, 이 수단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고아들과 함께 하는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음악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결론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끝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답이 만인에게 두루 적용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애와 즐거움에 중점을 두는 것을 이기적이며 쾌락주의적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삶을 즐기면서 남을 돕는 것, 또는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면서 더 큰 가치를 찾아 나가는 .. 2021. 4. 9.
나는 4시간만 일한다 - 무엇이 나를 흥분시키는가? [나는 4시간만 일한다 - 무엇이 나를 흥분시키는가? ] 2021. 4. 3. 당신이 자신감이 없다면 알아두라. 세상의 다른 사람들도 거의 다 그렇다는 것을. 경쟁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당신을 과소평가하지도 마라.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다. - 61p.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고, 행복의 반대는 반박의 여지 없이 지루함이다. - 63p. 흥분이야말로 실질적인 의미에서 행복의 동의어이고 당신이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흥분은 만병통치약이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열정’이나 ‘행복’을 추구하라고 권할 때, 사실 그들은 똑같은 하나의 개념에 주목한다. 그것은 바로 ‘흥분’이다. 다시 우리 이야기로 되돌아오자. 당신이 물어야 할 것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나 “나의 목표는 무엇인..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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