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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엄마 두 명, 아빠 세 명, 좋은 부모 되기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엄마 두 명, 아빠 세 명, 좋은 부모 되기[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세오 마이코 Maiko Seo / 권일영 / 스토리텔러]  이 소설의 주인공인 17살 소녀 유코는 엄마가 둘, 아빠가 셋이다. 소설은 가족관계가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 처한 아이의 성장기가 주된 이야기인데, 좋은 부모 되기, 좋은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우울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이 깨져서 다행이다. 유코는 좋은 부모들, 좋은 이웃들 덕분에 밝고 행복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 환경이 바뀔 때마다 하게 되는 걱정들은 유코를 안쓰럽게 바라보게 한다. 어떤 사람을 진짜 아빠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낳은 아버지, 핏줄로 이어진 아버지가 진짜라면 그.. 2020. 3. 20.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답장이 곧장 왔다. “이미 늦었어요.”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답장이 곧장 왔다. “이미 늦었어요.” ] 하루는 상냥한 D여사가 서점에 와서 휴가 때 읽을 좋은 책을 찾고 있는데 도와달라고 했다. 나는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한 장편 소설에 매우 열광해서 그 책을 권했다. 책에서 다루는 소재는 귀머거리 소년, 미국에 있는 어느 농가, 개 사육 세 가지였다. 사실 세 가지 모두 내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매력적이고 사람을 꼭 붙잡아 놓는 소설이었다. D여사는 회의적이었다. 그녀 역시 미국 중서부에서 개를 키우는 이야기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보이는 열광적인 방응에 전염되고 말았다. 그녀는 딱 한 가지 조건, 비극적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휴가를 떠나는 마당에 기분이 가.. 2020. 3. 17.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뭐, 시내까지 차타고 나갈 이유는 없지요.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뭐, 시내까지 차타고 나갈 이유는 없지요. ] 동네 사람들, 적어도 책을 사는 사람들 - 다른 사람들은 내가 어차피 알지 못한다 - 은 우리를 두 팔 들고 환영해줬다. 많은 사람들은 이 동네에 다시 서점이 열렸다는 사실, 그리고 자기네가 이미 50년도 더 된 옛날부터 책을 사러 우리 서점에 왔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우리에게 누누이 말하곤 했다. 그들은 사고 싶은 책이 우리 서점에 없으면, 주문을 했다. 다른 서점에 갈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싫소. 시내까지 왜 차를 타고 나간단 말이오? 내일 다시 와서 책을 가져가면 되는 걸!” 뭔가 신비한 힘 같은 것이 있는 게 분명했다. 이른바 사람들이 ‘시내’라는 곳은 여기서 정확히 7분 거리에 있다. .. 2020. 3. 14.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빈의 동네 책방 이야기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 빈의 동네 책방 이야기 ] 서점을 하나 인수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서점이다. 우리는 숫자가 적힌 메일 한통을 써 보냈다. 응찰가격이었다. 물론 그 금액은 우리 수중에 없었다. 그리고 몇 주 뒤 답신이 왔다. 귀하가 서점을 인수하셨습니다! 맙소사. 이런 일은 이베이 같은 데서나, 그것도 아이가 해리포터 레고를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탓에 그만 정신줄을 놓고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응찰가격을 써 냈는데, 그런데 세상에, 아무도 그 이상을 쓴 사람이 없을 때에나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가 ‘진짜로’ 서점을 낙찰 받다니. 우리가 살고 있지도 않은 도시에 있는 서점을, 그것도 우리가 갖고 있지도 않은 금액을 써 내서 말이다. 어쩐담? 끝까지 밀어붙이는 수밖에. 이 .. 2020. 3. 12.
[졸업] 가가 교이치로의 첫등장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가가 교이치로의 첫등장 [졸업 / 히가시노 게이고, Keigo Higashino, 東野圭吾 / 양윤옥 /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가 만들어낸 인물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형사 가가 교이치로다. 작가는 10편의 작품을 통해서 가가 형사를 등장시켰다. 그 시작은 [졸업]이고 끝은 [기도의 막이 내릴 때]다. 가가 시리즈가 정말 끝인지는 작가만이 알 것이다. [졸업]은 1985년에 데뷔한 작가의 1986년 작품이다.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며, 아직 형사가 되기 전의 가가 교이치로가 처음 등장한다. 고교 동창들이 같은 대학에 입학해서 졸업을 앞둔 시기의 사건을 다룬다. 동창 중 두 명이 살해당하고, 한명은 자살한다. 처음 살해되는 친구는 암실 트릭과 물리 현상을 이용한 살해다. 두.. 2020. 3. 7.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그날에도 일기는 썼다. 한 줄뿐이었지만.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그날에도 일기는 썼다. 한 줄뿐이었지만. ] 11월 20일 흐림. 국어 수업 중에 젊은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담임선생님을 불렀다.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그러고는 아빠가 위독하시니 곧바로 병원에 가라고 했다. 나는 책가방도 두고 학교에서 나왔다. 병원에 가보니 엄마가 울고 있었다. 하지만 아빠는 아직 살아계셨다. 간신히 버티고 계시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그 말이 너무 기뻤다. 그런데도 엄마는 울고 있었다. 이때 유스케는 아빠가 언제 돌아가실지 날마다 두려움에 떨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12월에 들어서 그날이 찾아왔다. 그날에도 일기는 썼다. 한 줄뿐이었지만. 12월 5일 맑음. 오늘 아빠가 돌아가셨다. 이만큼 소년의 슬픔을 간결하게 표현한 문장은.. 2020. 3. 4.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전화가 걸려왔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전화가 걸려왔다. ] 동창회 자리에서는 흘러간 세월만큼 나이를 먹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시야 한구석으로 사야카의 모습을 찾았다. 기대했던 대로 사야카도 있었다. 사귀던 시절에는 너무 말랐다 싶던 몸매도, 여성스러운 곡선이 돋보이게 변해 있었다. 화장 기술도 늘었는지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보이는, 앳된 소녀 같은 위태로운 분위기는 예전 사귀던 시절 그대로였다. 그 사실을 확인하니 왠지 마음이 놓였다. 그것이야말로 사야카의 본질이었고, 그 위태로움을 잃은 그녀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야카는 늘 무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자신의 영역을 확보했다. 그리고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 .. 2020. 2. 26.
스무 살, 도쿄 - 그건 엄마가 넣은 용돈이야 [스무 살, 도쿄 - 그건 엄마가 넣은 용돈이야 ] 2020. 02. 23. "지난번에 나가노의 어머니 집에 갔었는데 말이지. 어머니한테 돈을 쥐어줬지. 백만 엔쯤. 사실은 좀 더 주고 싶었는데, 노인네를 놀라게 하면 안 될 거 같아서. 우리 어머니, 검소하게 사는 게 몸에 박힌 사람이라 큰돈이라면 무조건 무서워해. 그래서 아직도 집에서 아르바이트로 재봉틀을 밟는데 말이지, 벌써 환갑도 지났고 이제 슬슬 놀면서 사시라고 말했어. 그랬더니 이러는 거야, 어머니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괜찮대." 여기서 코를 한차례 훌쩍 들이켰다. "내가 물어봤지. 근데 어머니, 재봉틀 밟아서 하루 얼마나 벌어? 이봐, 얼마일 거 같아? 이봐, 다무라 짱~." 목소리가 슬며시 떨리고 있었다. 글쎄요, 라고 대답하면서 고다를 .. 2020. 2. 23.
[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쇠나우 마을 발전소 ] 쇠나우 마을의 탈핵 운동. 탈핵은 에너지 절약부터. [쇠나우 마을 발전소 / 다구치 리호 / 김송이 / 상추쌈]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진해일 피해를 영상으로 지켜보면서 많은 걱정을 했는데, 더 큰 문제는 원자력 발전소였다. 1986년, 러시아의 체르노빌 사고도 엄청 큰 사고였지만, 먼 곳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지식 부족으로, 또 심각한 상황이라고 인식하지 못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서울과 후쿠시마의 거리는 1200 km 밖에 안된다. 이 책은 독일 쇠나우 지역민들의 탈핵(탈원전) 운동과 그 성과를 보여주는 책이다. 탈핵 운동의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다. 남독일의 프라이부.. 202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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