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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빨강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1 빨강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 책 뒷부분의 작가 연보 중 눈에 들어오는 부분있다.      1889년      어려서부터 일기를 썼지만 그동안 썼던 일기를 모두 없애고 새롭게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1942년 죽을 때까지 쓴 일기가 아직 남아있다. 일기를 꾸준히 쓴다는 것도 대단하고, 그 일기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 이렇게 남아있는 일기는 개인의 일기를 넘어 하나의 작은 역사가 된다. 작가의 생가나 기념관이 있다면 한번 찾아가보고 싶다. 2 퀸스를 졸업할 땐 미래가 곧.. 2019. 11. 21.
[손바닥 낙서 140] - 라디오를 듣다가 [손바닥 낙서 140] - 라디오를 듣다가 1 “여보세요”로 시작하는 라디오 광고. 이른 아침 운전을 하다가 광고를 듣고 순간 놀랐다. 뒤에 누가 탔나? 전화가 왔나? 광고임을 알고 피식 웃었다. 오후에 운전을 하며 이 광고를 또 들었다. 그리고 또 흠칫 놀랐다. 아이구.. 민망해라. 2 한 방송에서 ABBA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고 잠시 주파수를 다른 곳으로 돌렸는데, 다른 방송에서 ABBA의 다른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 방송에서 모 가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분은 요즘 뭐하고 있을까요? 라는 멘트를 듣고 무심결에 주파수를 돌렸는데, 다른 방송에서 그 가수의 노래가 나왔다. 아니, 이런... 방송국은 모두 한통속인가? 아니면 작가가 한 사람? 2019. 11. 14.
[공연 - 왕복서간(往復書簡) :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15년간 묻어 둔 진실 [공연 - 왕복서간(往復書簡) :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15년간 묻어 둔 진실공연 : 왕복서간(往復書簡) :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관람 일시 : 2019년 11월 10일   공연 팜플릿이 감성적이어서 마음에 든다. 15년 전 사건 :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서 같이 놀던 친구 준이치, 가즈키, 야스타카. 어느 창고에 가즈키와 마리코가 갇히고, 창고에 불이 난다. 준이치가 마리코를 구출하지만 가즈키는 창고 안에서 죽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야스타카가 투신자살한다. 마리코는 그 당시의 충격으로 사고의 자세한 내막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당시 마리코를 구한 준이치는 마리코에게 더 이상 그 사고를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연인이 된 두 사람. 어느 날 준이치는 2년간 오지 섬나라로 자원 봉사를 떠나게 되고.. 2019. 11. 11.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 먹방, 쿡방의 뒤를 잇는 신개념 집방 – 김교석(대중문화평론가) 윈스터 처칠은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라고 했다. 공간을 쓰는 건 사람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공간이 그 사람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예인의 살림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수년째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구가 중이고, [한끼줍쇼]처럼 이웃의 집을 구경하는 콘텐츠까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예능이 공간에 주목하게 되는 건 결국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라는 호기심과 ‘저기서 산다면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이 결합되어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다. 집방 예능의 정서적 충족은 단순히 집 구경의 재미에 머무는 .. 2019. 11. 5.
[살인 카드 게임 ] 카드로 연쇄 살인을 예고하다. [살인 카드 게임 ] 카드로 연쇄 살인을 예고하다. [살인 카드 게임(MURDER GAMES) / 제임스 패터슨 / 조은아 / 북플라자]  우연히 집어 든 책에서 기대보다 큰 만족을 얻었다. 마치 미국 범죄 드라마 한 편을 본 듯하다. 109개의 짧은(2~3장) 조각 109개로 이어졌는데, 읽는 속도감은 물론 가독성도 아주 좋다. 소설을 그대로 드라마로 옮겨도 될 정도로 장면 전환이 잘 되어있다. 구성이 탄탄하며 군더더기가 없어 집중하기 좋다. 다 읽고 나서 저자를 살펴보니 미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작가다. 여러 편의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추리소설 상도 받았다. 영화로 제작된 작품도 있고, 누적 인세 수입도 대단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작가를 처음 접한다. 우연한 기회에 좋은 작가와 재미난 작품을 만.. 2019. 11. 2.
당색(黨色)에 따라 사람의 평가가 달라지는 병든 사회 [당색(黨色)에 따라 사람의 평가가 달라지는 병든 사회 ] [택리지]의 저자였던 청담 이중환도 영조 때 목호룡 사건에 연루되었다가 겨우 살아났다. 목호룡은 노론에서 경종을 독살하려 했다고 고변해 이에 가담했던 노론 여러 인사가 사형을 당했다. 그러나 영조 즉위와 동시에 노론이 집권하면서 상황이 뒤바뀌어 목호룡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인사들은 대부분 죽고 말았다. 겨우 목숨을 건진 이중환은 전국을 떠돌아다니면서 ‘살만한 곳(可居地)’을 찾아다닌 기록이 [택리지]다. 그의 결론은 사대부들은 극심한 당쟁에 휘말려 있기 때문에 “무릇 사대부가 살고 있는 곳치고 인심이 무너지고 상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중환은 “현명한 사람이냐 어리석은 사람이냐, 혹은 그 인품이 높으냐 아니냐는 평가도 오직 자기 .. 2019. 10. 27.
아주 오래된 농담, 그리고 능소화 [아주 오래된 농담, 그리고 능소화] 2019. 10. 21 영빈은 현금의 집을 알고 있었다. 이층집이었다. 여름이면 2층 베란다를 받치고 있는 기둥을 타고 능소화가 극성맞게 기어올라가 난간을 온통 노을 빛깔의 꽃으로 뒤덮었다. 그 꽃은 지나치게 대담하고, 눈부시게 요염하여 쨍쨍한 여름날에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괜히 슬퍼지려고 했다. 처음 느껴본 어렴풋한 허무의 예감이었다. 이층집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현란한 능소화 때문에 그 집이 그 동네서 특별나 보인 것이지, 그 안에 누가 사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후 그 이층집은 확실하게 현금의 집이 되었다. -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 중 16p. 박완서의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의 처음 부분에 '능소화'가 등장한다. 골목길.. 2019. 10. 22.
빨강 머리 앤 - 무한 긍정 소녀,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 앤 [빨강 머리 앤 - 무한 긍정 소녀,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 앤 ]    매슈가 자신에게 오고 있다는 확신이 들자마자, 여자아이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햇볕에 그을린 야윈 한 손으로 다 해진 구식 여행용 가방의 손잡이를 꽉 움켜잡았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을 매슈에게 내밀며 말했다. 유난히 또랑또랑하고 싹싹한 목소리였다. "초록 지붕 집의 매슈 커스버트 아저씨 맞으시죠?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뻐요. 절 데리러 오시지 않을까봐 막 걱정이 되려고 해서, 아저씨가 못 오시는 온갖 이유를 상상하고 있었어요. 아저씨가 오늘밤까지 절 데리러 오시지 않으면 커다란 벚나무가 있는 모퉁이까지 기찻길을 따라 내려갈 생각이었어요. 그 나무에 올라가서 밤을 보내려고 마음먹었거든요. 전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하얀 벚꽃이 활.. 2019. 10. 15.
[장수 고양이의 비밀 ] 생활인 하루키의 모습 [장수 고양이의 비밀 ] 생활인 하루키의 모습 [장수 고양이의 비밀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동네 ] 하루키의 소설은 소설대로, 에세이는 에세이대로 독자에게 만족을 준다. 이 책은 1995년에서 1996년까지 [주간 아사히]에 연재된 글 60여 편을 모은 것이다. 25여 년 전의 글인데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촌스럽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시 일본의 모습, 일본 출판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소확행’의 원조인 저자답게, 생활의 작은 부분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는다. 편안히 읽을 수 있다. 글을 쓸 당시는 하루키가 [노르웨이의 숲]의 성공 이후로, 인기 작가 대열에 들어선 시기다. 출판사의 글 섭외도 많고, 언론의 주목도 많이 받았던 시기다. 인기 작가로서의 일.. 201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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